줌백카메라, 2019

줌백카메라 도록

김희욱 작가에게, 김희욱 작가의 선택에 대해 

​박수지 큐레이터

  지상에서 가장 괴이하게 여기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아마도 사람일 것이다. 사람들은 기쁨, 불안, 슬픔, 분노와 같은 기본 감정을 자각하거나, 표출하거나, 흉내 낸다. 그와 동시에 감정을 드러내 보이지 않도록 서로를 훈육하거나 조절한다. 나는 이번 전시에서 사회와 개인이 감정을 다루는 방식을 반추하는 김희욱 작가의 작품 성격에 주목하고자 했다. 정동의 상태를 야기시키는 모티프로서의 구루를 그가 줄곧 다뤄오던 맥락 하에 풀어낼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기 때문이다. 김희욱 작가는 가상의 유투버가 완벽한 인생을 위한 세 가지 아이템을 제 스스로 맹신하며 남에게도 전하는 영상 작품을 제안했다. 이 영상에는 온갖 클리셰와 통념, 과장된 표정과 음성이 난무했고, 그의 기존 작업처럼 암시가 가득한 쿨톤은 찾아볼 수 없는 질감의 장면들이 밀려들 듯 등장했다. 그의 선택들은 그야말로 캠프적이었다. 과잉된 직설화법들 사이에서 나는 때때로 거짓과 사실을 구분할 수 없을 지경이었다. 김희욱 작가의 작품을 보는 관객들의 피드백 또한 흥미로웠는데, 그의 영상을 보고난 관객은 이내 작품 안으로 들어가버리기 일쑤였다. 나는 어떻게 작품 안으로 들어가버리는 일이 가능한지 대단히 의구심이 들면서도 일견 자연스럽게 수긍되었다. 왜냐하면 우리는 원래 이미 그 안에 있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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